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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군함시장 뚫은 한화…50억달러 투자로 美 조선업 판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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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Nov 2, 2026

美 군함시장 뚫은 한화…50억달러 투자로 美 조선업 판 키운다

미 해군 상륙함 첫 수주…추가 건조 옵션 확보

필리조선소 대규모 투자…생산능력 10배 확대 추진

미국이 군함 건조 지연과 조선소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는 사이, 한화는 현지 조선소 인수에 이어 미 해군 함정 건조 계약까지 확보했다. 미국은 군함의 자국 내 건조를 원칙으로 한다. 한화는 미국 조선소를 직접 인수해 현지 생산기지를 마련했고, 한국의 조선기술을 활용해 미 해군시장에 진입했다.

한화가 확보한 미 해군·해병대 중형상륙함(LSM) 건조 계약은 2억6900만달러(약 3575억원) 규모다. 우선 1척을 건조하고 추가 3척의 옵션이 행사되면 총 4척까지 맡게 된다. 건조는 2027년 4분기 시작될 예정이다.

중형상륙함은 길이 약 100m로, 해병대 병력과 장비를 섬이나 해안으로 수송하는 함정이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해병대의 분산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총 35척을 도입할 계획이다.

실제 건조를 맡을 필리조선소는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2024년 말 공동 인수한 곳이다. 한화오션이 거제조선소의 생산기술을 현지에 이전하는 가운데, 이번 계약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방산 자회사인 한화디펜스USA가 확보했다.

美 해군 발주 방식 바뀌었다…한화, 경쟁입찰로 수주

미 해군은 이번 중형상륙함 사업에 민간 선박건조관리자(VCM) 방식을 도입했다. 해군이 조선소별 계약과 건조 일정을 직접 관리하는 대신 전문업체에 맡겨 건조 지연과 비용 증가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미국 선박건조관리업체 토트서비스(TOTE Services)는 지난 7월 현지 조선소들을 대상으로 경쟁입찰을 진행했다. 한화디펜스USA는 가격 경쟁력과 계약 조건을 인정받아 건조업체로 선정됐다.

제프 딕슨 토트서비스 사장은 계약 발표에서 “이번 계약은 VCM 방식이 입찰 요청부터 계약 체결까지 얼마나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토트서비스는 미 해군과 22억달러 규모의 사업관리 계약을 체결했으며, 우선 최대 8척의 건조를 관리한다. 한화가 확정 수주한 물량은 이 가운데 1척이다.

미국 볼린저조선소와 이탈리아 핀칸티에리의 미국 자회사 마리네트마린도 중형상륙함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볼린저는 선도함 건조 계약을 확보했으며, 마리네트마린은 장기납기 자재 계약에 참여했다. 토트서비스는 두 업체와 추가 건조 계약을 협의 중이다.

필리조선소는 토트서비스가 관리하는 미국 해사청의 국가안보 다목적선박(NSMV) 사업을 수행한 경험이 있다. 총 5척 가운데 4척을 건조·인도했고, 마지막 선박은 2027년 인도할 예정이다. 이번 군함 사업에서도 당시 확보한 인력과 공급망을 활용할 수 있다.

1억달러에 인수한 조선소…50억달러 투자 계획으로 확장

한화는 2024년 12월 약 1억달러에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뒤 지난해 8월 도크 2개와 안벽 3개 신설, 선박 블록 조립시설 확충 등을 포함한 50억달러 규모의 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현지 일간지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한화는 인수 이후 용접·도장 설비와 교육시설, 생산장비 개선 등에 약 3억5000만달러를 투입했다. 2027년 말까지 추가로 승인된 투자금도 약 4억달러에 이른다.

지난 9월에는 조선소 인근 47에이커(약 19만㎡)를 추가 임차하기로 했다. 기존 110에이커를 합하면 전체 부지는 약 157에이커로, 종전보다 40% 이상 넓어진다.

그렇다면 50억달러를 투입해 한화가 만들려는 조선소는 어느 정도 규모일까.

한화가 제시한 장기 생산 목표는 연간 최대 20척이다. 현재 필리조선소에서는 평균 8개월에 1척꼴로 선박을 건조하고 있다. 도크와 조립시설을 늘려 여러 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도록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며, 목표 물량에는 군함과 상선이 모두 포함된다.

시설 확충과 함께 한국 조선소의 생산기술도 현지에 도입하고 있다. 거제조선소에서 사용하는 전사적자원관리(ERP)와 생산관리 시스템을 적용하고 용접 자동화 설비를 확대하는 작업이다. 자재 공급부터 선박 블록 제작, 최종 조립까지 공정별 일정을 관리해 건조 기간을 단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생산능력 확대를 서두르는 배경에는 이미 확보한 상선 물량도 있다. 필리조선소는 중형 유조·화학제품 운반선 4척을 수주했으며 추가 6척의 건조 옵션을 확보했다. LNG 운반선 2척도 건조할 예정이다. 유조·화학제품 운반선의 첫 인도 목표는 2029년 초다.

이 일정에 2027년 4분기부터 시작되는 미 해군 중형상륙함 건조까지 더해진다. 현재 생산능력으로는 늘어나는 물량을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도크 증설과 숙련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 필리조선소의 고용인원은 한화 인수 전 약 1800명에서 최근 2300명 수준으로 증가했으며, 장기적으로 4000명 이상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한화가 확보한 중형상륙함은 우선 1척이다. 추가 3척의 옵션이 행사되면 건조 물량은 최대 4척으로 늘어난다. 미 해군이 전체 35척의 도입을 계획한 만큼 후속 수주 기회도 열려 있다. 한화가 필리조선소의 생산능력을 얼마나 빠르게 끌어올리느냐에 따라 미국 군함시장에서 확보할 수 있는 사업 규모도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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