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이익 908억원…시장 예상치 30% 하회, 주가 7%대 하락
환율·매출 이연 영향 미공개…4분기 실적 개선 여부 주목
HBM 시장은 호황인데, 핵심 장비업체의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미반도체(042700)는 3분기 영업이익률 50%를 넘기고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0월 초 증권가 예상치를 약 30% 밑돌았다. 회사는 환율 하락과 일부 장비 매출의 4분기 이연을 이유로 들었지만, 두 요인이 실적에 미친 구체적인 영향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실적 발표 당일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30일 오전 11시 30분께 한미반도체는 전 거래일보다 7.77% 내린 18만1600원에 거래됐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순매수했다.
영업이익률 50%에도 예상치 30% 미달…이연 매출 규모는 미공개
한미반도체가 30일 공시한 3분기 연결 잠정실적은 매출 1810억원, 영업이익 908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8.9%, 33.9%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7.9%, 영업이익은 30.3% 감소했다.
10월 8일 기준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는 매출 2637억원, 영업이익 1291억원이었다. 실제 실적은 각각 827억원(31.4%), 383억원(29.7%) 부족했다. HBM4 전환에 따른 장비 발주 확대를 기대했던 시장으로서는 예상보다 큰 차이다.
영업이익률은 50.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포인트 높아졌다. 고부가가치 열압착(TC) 본더를 중심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지만, 매출 규모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 1~9월 누적 매출은 483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296억원으로 2.6% 증가했다. 이익은 늘었지만 매출은 지난해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반도체 장비는 납품 이후 고객사 검수 일정에 따라 매출 인식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 한미반도체가 설명한 매출 이연과 환율 변동이 시장 예상치와 실제 매출 사이의 827억원 격차를 얼마나 설명할 수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4분기에 이연 매출이 반영되더라도 당초 기대했던 장비 공급 규모까지 회복할 수 있을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4분기 최대 매출 문턱은 1500억원…실적 회복은 별개
한미반도체는 3분기에서 넘어간 장비 매출과 해외 고객사 공급 확대를 바탕으로 4분기 실적 개선을 전망했다. 역대 4분기 가운데 최대 매출을 달성하고, 연간 매출도 3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하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약 5767억원,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4831억원이다. 연간 최고 기록을 넘어서려면 4분기에 약 937억원의 매출이 필요하다. 역대 4분기 최고치인 2024년의 약 1496억원을 경신하려면 1500억원 안팎이면 된다.
회사가 제시한 기록 경신 목표와 시장이 기대했던 실적 수준에는 차이가 있다. 4분기에 15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려 과거 기록을 경신하더라도, 10월 초 시장이 3분기에 기대했던 2637억원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가 남는다.
HBM 시장의 투자 확대는 한미반도체에 여전히 기회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이 차세대 HBM 생산능력을 늘리면서 적층 공정에 필요한 TC 본더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반도체는 HBM4 대응 장비뿐 아니라 대면적 AI 반도체 패키징용 신규 TC 본더와 플립칩(FC) 본더 등으로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이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현지 법인 ‘한미USA’를 설립한 것도 해외 고객사와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한화세미텍 등 경쟁업체가 TC 본더 공급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신규 고객사 확보와 기존 고객사에 대한 장비 공급이 향후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미반도체가 내세운 4분기 매출 반등은 이연 물량이 실제 실적으로 반영되는지에 따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여기에 신규 장비 공급까지 확대돼야 시장이 기대했던 성장세에 가까워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