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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위 인터넷에 45조원 베팅…아마존·스페이스X 주파수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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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Nov 3, 2026

하늘 위 인터넷에 45조원 베팅…아마존·스페이스X 주파수 쟁탈전

스페이스X 약 200억달러·아마존 115억7000만달러 거래…이동통신 시장 진출 가속

전쟁·재난부터 통신 취약지역까지 시장 확대…한국도 최대 512기 독자망 검토

바다와 산간 지역은 물론 통신 인프라가 부족한 아프리카 농촌까지, 저궤도 위성이 지상 통신망의 빈틈을 메우고 있다. 수백㎞ 상공에서 인터넷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반 스마트폰을 직접 연결하는 기술까지 상용화되면서 위성통신의 시장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위성 인터넷망을 구축한 스페이스X가 앞서가는 가운데 아마존이 대규모 인수로 추격에 나섰다.

경쟁의 초점은 위성 발사에서 주파수와 이동통신 가입자 확보로 옮겨가고 있다. 스페이스X와 아마존이 체결한 관련 거래액만 합계 약 316억달러, 원화로 45조원에 이른다. 위성망을 구축하는 것만으로는 일반 이동통신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만큼 주파수 이용 권한과 기존 통신망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위성 1만기 넘긴 스페이스X, 이동통신사까지 눈독

스페이스X는 1만 기 이상의 스타링크 위성을 운용하며 저궤도 위성 인터넷 시장에서 가장 앞서 있다. 위성망 구축에서 확보한 우위를 일반 스마트폰 서비스로 넓히기 위해 지난해 미국 위성·이동통신 사업자 에코스타와 최대 65MHz의 주파수 거래 계약을 체결했다. 추가 계약을 포함한 거래 규모는 약 200억달러로, 현금과 스페이스X 주식 등이 지급 대가에 포함됐다. 주파수 이전 절차는 아직 진행 중이다.

주파수 확보에 이어 지상 이동통신 사업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스페이스X는 에코스타와 계약 당시 부스트모바일 가입자에게 스타링크 위성 직접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합의했으며, 최근에는 부스트모바일 인수 또는 통신망 이용까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스트모바일은 AT&T와 T모바일의 망을 임차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협력이 확대되면 스페이스X는 위성망과 지상 기지국을 연계해 일반 이동통신 가입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다만 협상은 확정되지 않았다.

아마존은 인수합병으로 격차를 좁히고 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달 27일 아마존의 글로벌스타 인수를 승인했다. 거래 규모는 115억7000만달러다. 글로벌스타는 애플 아이폰의 위성 긴급구조 기능을 지원하는 기업으로, 인수가 마무리되면 아마존은 주파수와 위성·지상 통신시설을 확보하게 된다. 위성 발사에서 앞선 스페이스X와 달리 아마존은 기존 사업자의 주파수와 상용 서비스 기반을 인수해 시장 진입에 필요한 시간을 줄이려는 것이다.

아마존은 자체 위성망인 ‘아마존 레오’ 구축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위성 발사를 시작했으며 약 3200기를 배치할 계획이다. 별도로 최대 5105기의 스마트폰 직접통신용 위성 운용 허가도 신청했다. 스페이스X가 위성망의 규모를 바탕으로 이동통신 사업을 확장하는 동안 아마존은 자체 위성망 구축과 기존 사업자 인수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두 기업이 겨냥하는 것은 일반 스마트폰을 위성과 직접 연결하는 D2D(Direct-to-Device) 시장이다. 기존 위성 인터넷이 별도 수신 단말기를 필요로 했다면 D2D는 지상 기지국이 닿지 않는 곳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위성과 통신하는 방식이다. 문자·긴급통신에서 음성과 데이터로 서비스 범위가 확대될수록 위성통신 사업자와 기존 이동통신사의 사업 영역도 가까워진다. 우주에서 시작된 경쟁이 지상의 이동통신 가입자 확보로 이어지는 이유다.

위성통신의 활용 범위는 이미 상업 서비스를 넘어섰다.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서는 스타링크가 군과 민간의 통신을 지원했다. 동시에 해외 민간 사업자에 대한 의존이 안보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광케이블과 기지국 구축이 어려운 아프리카 농촌에서는 새로운 통신 시장을 열 수 있지만, 실제 가입자 확보에는 요금과 단말기 보급이 뒷받침돼야 한다.

위성통신이 국가 안보와 이동통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주파수 정책도 변화하고 있다. FCC는 지난달 29일 25MHz 주파수 경매안을 제안하고, 위성과 지상망의 주파수 공유 대역을 5개에서 13개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기 시작했다. 최대 482MHz의 추가 활용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실제 개방은 확정되지 않았다.

한국도 최대 512기 검토…14조원 독자망, 누가 돈 낼까

한국 정부도 2035년 독자 저궤도 위성통신망(K-LEO) 구축을 목표로 사업 규모를 검토하고 있다. 위성 128기·약 4조원부터 256기·약 7조4000억원, 512기·약 14조3000억원까지 세 가지 시나리오가 제시됐다. 위성 수명 5년을 가정한 주기별 비용 추산으로, 실제 사업 규모와 예산은 확정되지 않았다. 미국 기업들의 주파수 확보 거래액과도 성격이 다르다.

정부 구상은 2030년 위성 양산·발사 기술 확보, 2032년 우주 운용 검증을 거쳐 2035년 독자망 구축으로 이어진다. 수백 기의 위성을 궤도에 올리려면 발사 역량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도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국내 발사체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해외 발사체 활용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발사 역량을 갖추더라도 안정적인 서비스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 김선 한화그룹 우주사업총괄 부사장은 지난달 28일 K-우주포럼에서 “정부가 개발의 주체가 아닌 시장 형성의 주체, 즉 서비스 구매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공공 분야의 장기 구매계약이 민간 투자와 위성망 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기업들은 독자망 구축과 별개로 해외 위성통신 시장에서도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유텔샛 원웹의 위성망을 활용한 군 통신체계와 이동형 단말 기술을 개발해 왔다. 인텔리안테크는 해외 위성 사업자에 안테나와 단말을 공급하고 있으며, 올해 2월 유텔샛과 군·정부기관용 휴대형 저궤도 통신 단말을 공개했다.

스페이스X와 아마존이 주파수와 가입자 확보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동안 한국은 독자망의 구축 규모와 운영 주체를 정하는 단계에 있다. 수백 기의 위성을 확보하는 것만큼 이를 지속적으로 이용할 고객과 운영 수익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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